매달 지출을 빠짐없이 적는데도 이상하게 답답한 분이 있습니다. 적금은 붓고 있고 대출도 갚고 있는데, 정작 "그래서 나 잘 하고 있는 건가"에 답이 안 나옵니다. 지출만 기록하면 생기는 당연한 증상입니다.
왜 지출만 기록하면 답답할까?
지출 기록은 "이번 달 얼마 썼나"만 알려줍니다. 한 달이 지나면 숫자는 0에서 다시 시작하고, 지난달과 이번 달이 이어지지 않습니다. 그래서 1년을 열심히 적어도 남는 건 "많이 썼다, 적게 썼다"뿐입니다. 적금 100만 원을 넣은 달은 지출이 늘어난 것처럼 보이고, 대출 원금을 갚은 달도 마찬가지입니다. 사실은 내 돈이 자리만 옮긴 건데, 지출 기록에서는 사라진 돈으로 보입니다.
자산과 부채는 왜 같이 적어야 할까?
회사들은 손익계산서만 보지 않습니다. 이번 달 얼마 벌고 썼는지와 별개로, 지금 뭘 갖고 있고 뭘 갚아야 하는지를 항상 같이 봅니다. 이 둘이 있어야 "회사가 나아지고 있나"에 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.
개인도 똑같습니다. 통장 잔액, 적금, 예금이 자산이고 대출, 카드 미결제액이 부채입니다. 이 둘을 같이 적어야 적금 납입이 "지출"이 아니라 "자산 이동"으로, 대출 상환이 "빚 감소"로 제대로 보입니다.
매달 확인할 숫자는 딱 하나
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입니다. 이 숫자 하나가 지난달보다 늘었으면 그 달은 잘한 겁니다. 지출이 좀 늘었어도 순자산이 늘었으면 괜찮고, 아껴 썼는데 순자산이 줄었으면 어딘가 새고 있는 겁니다. 지출 총액은 이 질문에 답을 못 하지만, 순자산은 답을 합니다.
어떻게 시작하면 될까?
거창할 필요 없습니다. 월말에 통장, 적금, 예금 잔액을 한 줄씩 적고, 대출 잔액과 카드 결제 예정액을 한 줄씩 적습니다. 처음엔 메모 앱이나 엑셀 한 칸이면 충분합니다. 이걸 세 달만 이어 보면 지출 기록만 할 때와 전혀 다른 그림이 보입니다. 매달 1일 한 번, 10분이면 됩니다.
다만 매달 잔액을 손으로 옮겨 적는 일이 귀찮아서 끊기는 경우가 많습니다. 벅스플랜은 복식부기 방식이라 적금 납입이나 대출 상환을 한 번 입력하면 자산·부채 잔액이 같이 움직이고, 순자산이 매달 어떻게 변했는지 재무 리포트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. 지출만 적다가 답답했던 분이라면 자산과 부채를 같이 적는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