지출 항목을 잘게 나눌수록 왜 금방 포기하게 될까

항목이 많으면 정확해질 것 같지만 실제로는 기록이 끊깁니다. 처음 시작할 때 항목을 몇 개로, 어떤 기준으로 나눠야 하는지 설명합니다.

지출 기록을 시작하면서 항목을 정성껏 만드는 분이 많습니다. 식비를 외식·배달·장보기·카페로 나누고, 교통비를 대중교통·택시·주유로 나눕니다. 그런데 이렇게 시작한 분일수록 한 달을 못 넘깁니다. 항목이 많아서 정확해지는 게 아니라, 항목이 많아서 끊깁니다.

왜 항목이 많으면 기록이 끊길까?

기록할 때마다 고민이 생기기 때문입니다. 편의점에서 커피와 도시락을 같이 샀으면 카페인지 식비인지, 택시로 마트에 갔으면 교통비인지 장보기인지 매번 판단해야 합니다. 이 판단이 하루 서너 번 쌓이면 귀찮아지고, 귀찮으면 미루고, 미루면 잊습니다. 항목 하나가 늘 때마다 기록 한 번의 비용이 늘어나는 셈입니다.

항목은 몇 개가 적당할까?

처음이라면 지출 항목 10개 안쪽을 권합니다. 식비, 주거·공과금, 교통, 통신, 쇼핑, 의료, 문화·여가, 경조사, 기타 정도면 대부분의 지출이 들어갑니다. "기타"가 있어야 합니다. 어디 넣을지 모르는 지출을 기타에 넣고 넘어가야 기록이 안 끊깁니다. 기타가 매달 커지면 그때 새 항목을 하나 만들면 됩니다.

나누는 기준은 무엇으로 잡아야 할까?

"내가 줄일 수 있는가"입니다. 월세와 통신비는 한 번 정하면 매달 같아서 줄일 여지가 없으니 굳이 세분화할 이유가 없습니다. 반대로 외식은 마음먹으면 줄어드니 식비에서 따로 떼어 볼 가치가 있습니다. 항목은 나중에 결과를 보고 "이걸 줄여야겠다"고 결정할 수 있는 단위로 나누면 됩니다. 정확히 분류하는 게 목적이 아니라, 다음 달 행동을 바꾸는 게 목적입니다.

이미 항목을 많이 만들어 뒀다면?

합치면 됩니다. 지난 세 달 기록에서 한 달에 두 번도 안 나온 항목은 상위 항목으로 합칩니다. 기록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이름만 정리되는 것이라 아까워할 필요가 없습니다. 항목 수가 줄면 입력이 빨라지고, 입력이 빨라지면 기록이 이어집니다.

벅스플랜은 큰 분류인 카테고리를 정해 두고, 그 아래 세부 항목만 직접 추가하고 수정하고 삭제할 수 있게 해 뒀습니다. 큰 틀을 고민할 필요 없이 세부만 내 생활에 맞게 조정하면 됩니다. 항목을 정하느라 시작을 미루지 마세요. 적게 나누고 일단 기록하는 쪽이 항상 이깁니다.